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은 따뜻한 오후의 햇살 같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이 책은 따뜻한 오후의 햇살 같은 감동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
23년을 살아오면서 사랑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경험하지 않고서도 알 수 있는 것이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우둔해서 경험하지 못한것을 그것도 추상적인 존재를 옆에서 구경은 할 수 잇겠지만, 마음으로 느끼지는 못하겠다.
그래서 '오 자히르'는 어려웠다. 파울로 코엘료의 다른 사랑에 관한 소설과는 달리 평안하게 읽기 보다는 나에게 뭔가 말해주려는 모습이 강렬한데, 정작 나는 어리둥절하고 같이 쫓아가지 못한다. 소설속 사람들이 깨달아 나가는것을 나는 쫓아서 깨달아 나갈 수 없었고, 소설이 결말을 맞이했을 때에도 나는 단지 씁쓸한 기분만을 느낄 뿐이었다.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코엘료가 말하고자 했던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자히르*를 버렸을 때 사랑이 찾아온다 했던가? 결국 그런 사랑은 마음(mental)안에서만 가능한 것같다. 나같이 '몸과 마음을 한 사람에게' 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는 씁쓸할 수 밖에 없을지도...
하지만 역시 세상에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_-
그래서 더 씁쓸하다. 이런 세상이니 반론할 수가 없잖아. 나도 언젠가는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지금은 무리지만.
*
자히르 :: 눈에 보이며 실재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 그것은 신성일 수도, 광기일 수도 있다.
rokkim
2005/10/07 16:24
2005/10/07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