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매트 리들리의 '이타적 유전자'를 볼 계획으로 도서관에 갔는데, 이게 왠일 전에 2 어권 꽂혀있던 책이 어느새 다 사라져 있었다. 이게 왠일인가 하고 책 검색을 해보니, 과제도서였던 것이라.. 모조리 빌려간 후 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저번에 다 읽어버리는 건데'
어쨌든 그 후에 생각난 책이 바로 이번에 읽게된 이 책 사이먼 싱이 지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가 되겠다. 전에 사람들의 간단 서평에서는, '재미는 있지만 그다지 얻는것은 적은 책' 이라는 의견의 흐름이 지배하는 편이었지만, 중학교 때 접했었던 누구나 한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그 문제 바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Fermat's Theorem'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다룬 내용이라기에 매우 흥미가 돋아서 보게 되었다.
정리 자체는 97년에 이미 증명되었지만, 정보에 느리고 무지한 나는 그것보다 훨씬 늦게야 페르마의 정리가 증명이 된 것을 알았었다. 그것도 자세한 내용은 하나도 모르고, 심지어는 누가 증명했었는지도 모른채로 단지 '아 정리되었었다더라' 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알거라 생각되는 페르마의 정리는 "xⁿ + yⁿ = zⁿ (n = 3 이상의 정수 ) 일 때 이를 만족하는 해 x,y,z 는 존재 하지 않는다.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 옮기지는 않겠다..." 라는 페르마의 종이 끄트머리에 휘갈겨 쓴 낙서(와도 같은 그것) 에서 부터 시작 되었다. 정말 간단해 보이는 식이지만, 그것을 해결하는데 30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은 수학이란 학문의 난해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싶다. 하기야 모든 기초 학문이라는 것은 '페르마의 정리' 와 같은 수수깨끼가 하나 이상은 존재하더라마는....
어쨌든 책의 내용은 수학의 역사에서 부터 시작하여 페르마가 어떻게 해서 저런 문제를 내게 되었으며, 저런 문제를 낸 후 300여년 간 어떠한 과정을 거쳐 결국 '와일즈'에 의해 해결되기 까지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있었는가 라는 페르마의 정리를 중심으로 한 수학사를 다루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다행히, 나같이 무지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쓰여졌기에 증명에 대한 해설서가 아니라, 문제를 풀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래서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중간 중간에 이해하기 힘들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친절하게도 부록으로써 간단한 증명을 통해 이해를 돕고 있어서, 좀더 쉽게 따라갈 수 있다.
간단하게, 전에 본 "학문의 즐거움" 에서는 여러분도 노력하면 천재가 될 수 있습니다 였음에 반해, 물론 책이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다르지만, 이 책에서는 천재들도 노력해도 나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고, 특히 수학에서는 천재가 아니면 도태되기 쉽상이니 수학자가 되어서 이름을 날라고 싶다면, 천재가 되어야 합니다. 라는 멋진 진리를 찾을 수 있었다.
두번째로 생각한 것은 공대는 대게 객체지향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증명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알 필요없이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 -_-;;;. 그렇다. 증명은 우리의 수학자가 해주었다. 그 증명된 '정리', '법칙'을 우리가 다시 증명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증명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도 사실은 없다. 그냥 'xⁿ + yⁿ = zⁿ (n = 3 이상의 정수 ) 일 때 이를 만족하는 해 x,y,z 는 존재 하지 않는다.' 라는 사실만 알고 쓸 줄만 알면 되는 것이다. OOE 다~~ 만세~~~ -_-;
근데 사실 공업수학 같은거 보면 (물론 증명도 가르쳐 주긴 하지만) 쓰는 스킬을 주로 배우지 않나 싶다. 그렇기 때문에 기초과학이 가장 중요한 학문이라고 소리높혀 외치는 것일 테고. 그러한 점에서 우리나라는 기초과학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래가 걱정된다고들 말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