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거기서 잠깐.
체중증량 프로젝트
한반도에 해당되는 글

안병기 :: 아파트 , 강우석 :: 한반도
1. 일단 아파트
예전에 언제였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2003~2004년 쯤이었던 것 같다. '강풀의 미스테리 심리 썰렁물' 이란 장르아래 아파트라는 만화가 나왔었다. 현대사외에서의 소외감의 대명사격인 아파트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아파트'라는 만화는 굉장한 흡입력과 재미 그리고 어느정도의 시사성까지 더해 인터넷뿐만 아니라 책으로도 발간되어 엄청난(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인기를 끌었었다. 나는 사실 이 만화를 누나가 책으로 발간되어 사온다음에야 제대로 읽었었는데, 뛰어난 흡입력과 공포에 굉장히 재미를 느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언제나 이런 '대작'이라는 작품을 접하게 되면; 그것이 만화가 되던 소설이 되었던, 혹은 게임이 되었던간에... 누구나 생각하게 되는 두번째 절차는 바로 영화화일것이다. 역시나 이 만화 역시 나름으로 한국 공포 영화의 대부라고 생각되는 안병기 감독의 손을 거쳐 영화화 되었는데, 영화가 나오고나서 평론가들의 평은 기대이하의 영화이며 강풀의 '아파트'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영화라고 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영화를 보게 된 시간이 아침 8시 10분이었는데, 조조영화인 관계로 그 넓은 극장에서 고작 8명 정도만이 영화를 보고 있었다. 어느때부터인가 나이를 먹을수록 공포영화에서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공포를 느끼는 것이 점점 적어졌었는데, 이 아파트라는 영화는 관객 평에서 재미는 없지만 공포는 상당한 작품이라는 말에 보게 되었다.

실제 영화는 강풀의 '아파트'와 많이, 상당히 많이 다르다. 물론 대략적인 플롯은 비슷하다 할 수 있겠지만 내용을 서술해 나가고 같은 주제를 다룸에 있어 감독과 작가(강풀)과의 차이점이 많이 나타나는 듯 싶다. 같은 주제. 소외되는 인간의 공포. (뭐 공포라고 말하기에는 좀 어폐가 있긴 하지만 공대생이라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한관계로 그냥 공포라고 적어둔다. ) 강풀에서는 그야말로 소외된 인간이 느끼는 슬픔 고독에서 나타나는 원한이 대 주제라면, 안병기 감독은 거기에 하나 더, 인간의 이기성, 무관심, 그리고 나만의 비약이라고 생각되지만 한국인의 뜨겁게 타올랐다 빨리 식어버리는 특성... 같은 것들을 주제로 다룬다고 본다.

어쨌든간에 영화의 대주제는 인간의 소외고 거기서 느껴지는 고통과 공포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하지만 귀신의 경우에는 전에 본 '주온'에서 나오는 귀신의 모습과 거의 차이가 없어서 매우 식상했으며, 관객을 공포로 몰아가는 기술또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갑작스럽게 나오는 장면장면은 그야말로 찰나의 공포를 느끼게 해줄 수는 있겠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지루했다. 그리고 주인공 또한 너무나 평면적인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사실을 알리는 모습의 주인공으로서의 모습은 강풀의 주인공쪽이 더욱 사실적이었다고 본다. 갑자기 나타나서 소리를 쳐대는 모습은 너무나 뻔한 영화속 주인공들의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결국 이 영화는 안병기 감독식의 체험적인 공포를 보여주는데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강풀 스타일의 공포를 맛 보고 느끼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매우 실망을 안겨줄 뿐이었다고 생각된다.

두번째 한반도.
이 영화는 사실 전혀 기대조차도 안하고 오히려 마이너스의 기대치를 가지고 본 영화였다. 예고편에서 보는 '국새'를 찾아야 한다는 대사는 너무나 유치해 보였으며, 너무나 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았을 때의 소감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점. 물론 픽션을 가지고 만든 영화인데다가 그 픽션의 상황자체가 (가능성은 있을지언정) 너무나 엉뚱해 보였기에, 스토리라인의 배경적인 면에서는 부실함이 많이 엿보이고 주인공(특히 차인표분)의 심경변화가 너무나 어이없이 빨리 변했다는 점에서는 좀 아쉬웠으나, 감독이 말했던 '극일 영화'에서는 오히려 벗어난 좀더 멀리서 바라보게 되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었다.

영화를 보고나서 느끼게 되는 점은 단 한가지였다. 과연 민족적 자긍심인가, 아니면 국가적 이익인가. 물론 줄거리 진행을 더욱 편하게 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나쁜놈을 간단히 인식시키기 위해서 상대방을 상당히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친일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과연 어느쪽이 더 필요한 존재인지 생각해 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줄거리 진행의 편리를 위해 국새를 찾은후에 일사천리로 진행되며 모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연출하였고( 극일 영화를 만든다는 감독의 의도였을까?) 상대방진영에서의 지나친 사대주의를 통해 명확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실제로 저런 일이 발생한다면 과연 어느쪽의 선택을 하여야 하는지는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듯 싶었고 마지막의 총리의 대사처럼(줄거리 밝힘이 조금 있음) 그야말로 "가치관의 차이" 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확실한 정의는 없다. 특히 국가간의 관계에서는... 국가의 이득은 두 쪽다 생길 수 있는 것이고 그 것의 가치는 서로가 다르게 평가하므로.

극단적인 모습을 덜 보여주었다면 오히려 더욱 논란거리를 만들고 더욱 이슈가 되고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2006/07/15 01:40 2006/07/15 01:40
http://www.rokkim.com/tt/trackback/227
name
passowrd
homesite
*1